도서, 문학

매화 옛등걸에.

호수요 2024. 1. 24. 09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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매화 옛 등걸에 춘절(春節)이 들아오니,

   옛 피던 가지에 피염즉도 하다마는,

   춘설(春雪)이 난분분(亂紛紛) 하니 필동말동하여라.




<매화> : 자기의 이름과 꽃의 이름을 이중(二重)의 뜻이 되게 한 중의법(重義法).

<춘절(春節)> : 봄철.

<옛 등걸> : 자기의 늙어진 몸과 고목나무가 된 매화의 이중의 뜻을 지닌 중의법(重義法).

<피염즉도> : 필 것 같기도.

<춘설(春雪)> : 봄철에 내리는 눈.

<난분분(亂紛紛)> : 어지럽게 흩날리는 모양.

<필동말동하여라> : 필 듯 말 듯 하구나.



지은이는 <해동가요(海東歌謠)>에 명기(名技)로 기록되어 있다.
   이 시조는 매화(梅花)라는 기생이 유춘색이라는 사람이 평양감사로 부임해 매화와 가까이 지냈으나 나중에는 춘설(春雪)이라는 기생(妓生)을 가까이 하자 매화(梅花)가 원망하며 지었다는 유래가 전해지는 작품이다.

   늙은 기녀(妓女)가 매화(梅花)에 붙이어 자탄(自歎)한 노래이다.

초장의 “매화 옛 등걸‘은 지은이 자신이라도 좋고, 그 집 그 사회 그 무엇을 가리켜도 좋다. 날이 가고 철이 바뀌어 거울이 지나 봄이 오면, 옛날에 피었던 가지에 다시 꽃이 피듯이 한 동안 안 오던 정든 이들이 올 듯도 하지만, 때 아닌 봄눈(春雪)이 어지럽게 흩날리듯 세상이 어지러우니 못 오는 것이리라 한탄하는 것일까? 아니면, 젊은 춘설(春雪)이란 기생(妓生)에 대한 늙은 매화의 안타까운 사연일까?
아니면 선비가 조정의 부르심을 기다리나 전세가 혼란스러운 는사정과 심정을  기생으로 비유하여 시조를 읊었는지?
궁금하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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